'관악을' 야당불패 깨지나…"야당 찢어먹기에 맘돌려"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 관악을의 민심은 "지역 경제를 살려달라"는 한 목소리였다. 야당 분열로 표심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8일 찾은 관악을은 새누리당의 '불모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었다. 이날 오후 관악을에 위치한 신사시장을 둘러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분위기가 아주 좋다. 승리의 예감이 느껴진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역 유권자들은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당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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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오신환 4.29재보궐 관악을 후보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오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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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을에서 45년째 살고 있는 이 모씨(남·57)는 "야당을 찍으려고 했는데 자기들끼리 찢어먹기를 해서 마음을 돌렸다"면서 "주위 얘기를 들어보면 새누리당이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45세 강 모씨는 "관악을 경제가 너무 안좋다"면서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나 줄었다. 그래도 집권여당을 뽑으면 정책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50대 전업주부인 신 모씨는 "야당이 20년 넘게 해 왔는데 대체 달라진게 뭐가 있냐"면서 "관악에 변화를 줄 새로운 젊은 사람에 기대와 희망을 걸어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사시장에서 만난 이 모(남·72)씨는 "당을 떠나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지했는데 정동영 후보가 나오면서 다 이긴 선거가 질 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당을 떠나 지역 토박이를 지지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지역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육점에서 일하는 38세 이 모씨는 "정동영 후보는 지역구를 몇 번 바꾸지 않았냐"면서 "그래도 오랫동안 관악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지역구에 필요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오 후보와 새정치연합의 정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한 모(57)씨는 "정말 관악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야권 텃밭이라고 하지만 어느 당인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20대 젊은층에서는 재보궐 선거에 관심이 없고 투표할 의지가 없어 저조한 투표율이 야당에 더블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3세 대학생 김 모씨는 "재보궐 선거일이 몇일인지도 모른다"면서 "취업준비 때문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구이지만 변화를 기대하고 여당을 찍어준다한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날 김무성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총출동해 새역사를 쓰자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관악을은 27년 간 야당이 독점해왔으나 야당 출신 국회의원들의 당선으로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무너진 지역경제, 낙후된 주거지 등으로 인해 관악 주민의 불만·불신이 극에 달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의 텃밭을 갈아 엎고 오신환 후보와 새누리당이 관악을 살기 좋은 꽃밭, 신선하고 활기 가득한 지역으로 바꿔 놓겠다"며 "야당 불패를 깨고 관악 발전에 새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오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지난해 7·30재보궐선거 최대 이변을 일으킨 이정현 의원은 "제가 증인"이라면서 "바꾸면 바뀐다"며 오 후보를 지지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